2025년 현재, 피트니스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브랜드’와 ‘경험’이 중요해졌어요. 단순한 운동을 넘어,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과 콘텐츠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죠. 하지만 여전히 많은 브랜드들이 과잉 경쟁 속에서 차별화를 고민하고 있어요.
이런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브랜드가 바로 ‘밋(MIIT)’이에요. 저강도와 고강도로 양극화된 시장 사이에서, ‘중강도’라는 새로운 지점을 찾아 입지를 넓혀가고 있죠.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면서도, 만족감 높은 그룹 트레이닝. 그 안에는 균형 잡힌 운동 설계와 감도 높은 경험을 위한 고민이 담겨 있었어요.
이번 <Re:Fit - Episode 3>에서는 MIIT의 김형석 대표님을 만나 ‘운동과 일상의 균형’을 어떻게 브랜드로 구현했는지, 그리고 피트니스의 새로운 장르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들여다봤습니다.

Q. 안녕하세요 대표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밋(MIIT) 대표 김형석입니다. 2004년 트레이너를 시작으로 2011년에 첫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쭉 피트니스 산업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현재 피트니스 브랜드 ‘MIIT’, 새로운 기구와 솔루션을 결합한 피트니스 플랫폼인 ‘GRAVITY’, 그리고 피트니스 기구 편집샵 ‘ALIVE FIT’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그래비티 코리아와 MIIT은 Totalgym 사의 ‘ENCOPASS’라는 기구를 사용하고 있어요. 이 기구를 어떻게 최초로 국내에 들여 오게 되셨나요?
한창 운동 지도에 빠져 퍼스널 트레이닝 스튜디오를 운영할 때였어요. 스튜디오의 브랜딩을 고민하던 과정에서 우리 센터만의 차별점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죠. 또 사람들의 생활 방식은 달라졌지만, 몇십 년간 운동 프로그램은 변화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어요.

뭔가 새로운 피트니스 장르를 만들고 싶었고, 새로운 기구와 디지털 전환이 해답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운동 기구를 한번 직접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어요.

그런데 운동 기구 제작 및 생산은 제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사업인지라 도전하기 쉽지 않았어요. 새로운 기구를 열심히 서치하던 중에 필라테스부터 근비대, 재활, 선수 트레이닝까지 하나의 기구로 가능하게 만든 미국 토탈짐 사의 '엔컴파스'라는 기구를 발견했고, 푹 빠져버렸어요.

Q. 국내에 가져와 적용해보면서 예상과 달랐던 점이나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요? 너무 많죠. 토탈짐 엔컴파스는 사용자마다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기능이 정말 많은 기구에요. 기구 자체는 참 잘 만들었는데, 매뉴얼이나 교육 시스템에 있어서는 부족함을 느꼈어요. 동양인을 고려한 디테일도 부족했고요.
그래서 구매하신 분들이 엔컴파스 기구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실 수 있도록 저희가 자체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한 게 MIIT이라고 볼 수 있어요.

Q. 그래비티 스튜디오에서 새로운 피트니스 브랜드 ‘MIIT’으로 이어진 과정이 궁금해요.
사실은 그래비티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진출도 꿈꿨어요. 정말 애정을 담아 그래비티 스튜디오를 쌓아올렸죠. 하지만 그래비티 프로그램은 토탈짐 본사 소유의 운동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상표 등록이 불가했어요.
이후 그래비티 스튜디오에서 완성한 운동프로그램을 고도화해 MIIT으로 리브랜딩하게 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테스트 지점 인테리어를 8번이나 바꾸고, 앱도 개발하고, 강사 교육까지 모든 걸 하나하나 구축해나가면서 정말 앞만 보고 달렸어요.
초기에는 리텐션이 낮아지면 2달에 한 번꼴로 운동 프로그램과 시설 배치 등을 바꿔보기도 했어요.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많은 걸 배웠어요.

Q. 고강도/저강도의 편향을 보이던 그룹 트레이닝 시장에서 중강도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요?
현재 피트니스 시장은 저강도와 고강도로 양분돼 있다고 생각해요. 10년을 티칭해보니 운동 경험이 많지 않은 고객들의 경우 ‘낮은 강도는 지루하고 높은 강도는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중강도’라는 지점에 주목했고, MIIT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봤어요.
저는 운동이 공부와 비슷한 속성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하면 좋지만, 하기 싫은 거죠. 현대인들의 생활 패턴에 맞게 지속가능하려면 ‘진짜 건강하고 균형잡힌 운동’이 필요했어요. MIIT이 그 니즈를 완벽하게 충족시킬 순 없겠지만, 최대한 더 가까이 가보고 싶습니다.

Q. MIIT만의 독창적인 운동 방식을 소개해주시겠어요?
MIIT은 50분 간 릴리즈 마사지(10분), 유산소 부스트(10분), 근력 스트렝스(20분), 펑셔널 스트렝스(10분) 총 네 단계로 구성돼요. 유산소와 근력, 또 필라테스의 효과까지 신체의 모든 기능을 균형 있게 강화할 수 있도록 구성하려고 했어요.

또 기구의 경사도와 체중을 활용해 운동 난이도를 섬세하게 조절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관절에 부담은 적으면서도 충분한 자극을 줄 수 있어요.
덕분에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무리 없이 참여할 수 있죠. 균형잡힌 운동으로 지속가능한 건강한 일상을 꾸려 나가길 원하시는 분에게 안성맞춤이에요.

Q. 아무래도 그룹 트레이닝은 퍼스널 트레이닝보다 운동의 디테일이 떨어질 것 같다는 우려가 있죠.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완하고 있나요?
MIIT의 경우 평균적으로 하나의 수업에 50여개의 동작이 들어가는데요. 근력, 순발력, 심폐지구력, 가동성, 근신경계강화, 신체 조절능력까지 신체 전반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굉장히 밀도있고 정교하게 구성하려고 노력해요.

그룹 트레이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프로그램의 ‘완성도’와 ‘지속 가능성’이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단순한 방식도 고민했었는데, 제가 엔지니어 출신이라 그런 식의 타협이 용납이 안 되더라고요. 쉽다고 해서 모두에게 좋은 운동인 게 아니니까요.

Q. 모든 프로그램을 직접 짜고 계신가요?
네 맞습니다 하하. 결국 운동의 퀄리티가 고객 리텐션을 부르는 핵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은 제가 직접 챙기는 게 맞다고 봐요.
현재는 MIIT 프로그램이 좋다고 3-4년 이상 장기 등록한 회원님들도 계시고요. 50분 딱 하고 나면 운동이 확 되는 느낌이 들어서 만족스럽다는 피드백을 많이 주세요. MIIT을 하나의 루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느껴져서 뿌듯합니다.

Q. 하루에 약 50개 동작이라니, 강사님들의 역량이 아주 중요할 것 같아요. 티칭의 퀄리티를 유지해나가는 비결이 있을까요?
강사님 입장에서는 티칭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으로 이를 보완하려고 했어요. MIIT은 자체 개발한 강사 앱이 있어요. 이 강사용 앱으로 강사님들에게 기구와 무게 세팅, 티칭 포인트를 가이드하고 있어요.
각 프로그램마다 이미지나 영상 자료를 넣어서 강사님들이 어떤 포인트를 집중해서 티칭하면 좋을 지 시각적으로 안내해요.

경험 상 너무 쉬운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강사들이 스스로의 가치를 낮게 느끼고,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회사에 대한 가치도 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요. 반대로 너무 어렵게 만들면 적응을 어려워하고요. 그래서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면서도 꾸준히 성취감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시스템적으로 보완해주는 게 중요해요.
올해는 최근 선발된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서 앱의 기능과 사용성을 더 고도화할 계획이에요. 강사용 앱이 MIIT의 티칭과 운영 퀄리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나갈 거라 생각해요.

Q. MIIT은 일관된 브랜딩 요소가 돋보여요. 컬러나 콘텐츠, 프로그램, 공간 디자인, 그리고 사람들까지요. MIIT의 브랜딩은 어떤 방향으로 기획하셨나요?
MIIT은 Moderate Intensity Interval Training의 약자인데요. 모든 부분에서 ‘Moderate’, 즉 적당함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이게 정말 어려웠고 지금도 어려워요. 잘못하면 모호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Inner concept과 Outer concept를 구분짓지 않으면서 둘 사이 적당한 지점을 찾아 고객과의 접점을 연결하기위해 매순간 고민하고 있어요.

운동도 보면 완전히 매니아 층이 있고, 반대로 운동을 정말 싫어하는 층도 있잖아요. MIIT은 그 사이 중간 지대, 운동을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지만 운동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는 분들을 타겟으로 잡았어요.
고객 페르소나도 설정했었는데요. 자기관리에 대한 니즈가 있고, 트렌디하고 감각있는 무드를 좋아하고, 자신의 취향이 있고, 더불어 운동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스마트한 30~50대를 떠올렸어요.

Q. 2030이 핵심 타깃이 아니었군요. 높은 연령대의 고객님들은 MIIT의 힙한 무드를 어떻게 느끼시던가요?
음, 공간이든 운동 프로그램이든 거부감은 적고 오히려 이런 걸 자신이 누릴 수 있다는 걸 굉장히 좋아하세요. 저는 결국 나이가 들어도 좋은 것을 알아보는 시야나 감각은 유지된다고 생각해요. 과거에 누렸던 삶의 서비스 수준이나 경험들이 분명히 있었을 테고, 그런 것들을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느끼고 싶어 하시는 게 아닐까요?

개인적으로는 15년 쯤 뒤에 시니어 트레이닝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거라고 봐요. 지금의 60대는 운동에 돈을 거의 쓰지 않아요. 그런데 지금의 40~50대는 운동에 대한 인식이 전혀 달라요. 이미 운동에 돈을 쓰는 데 익숙하고, 거부감이 현저히 낮아요. MIIT도 그 흐름에 맞춰 적절한 시기에 시니어 브랜드로 확장할 수 있도록 장기 로드맵을 고려하고 있어요.

Q. 공간을 둘러보니 밋터들을 위한 카페, 텀블러 세척기, 다이슨 헤어 드라이기, 재치있는 안내 카피까지, 섬세한 부분까지 공을 많이 들이고 계신다고 느껴져요.
맞아요. 탈의실은 락커마다 내부에 충전기도 매립해뒀어요. 운영자 입장에서는 사실 이것도 다 비용이고 품이잖아요. 시공하는 분들도 번거롭다고 잘 해주지 않으시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원이라면 어떤 걸 불편하게 느낄까?’하는 시선을 놓치지 않으려 했어요. 눈에 확 띄는 요소는 아니더라도 고객의 입장에서 필요할 때 분명 잘 사용하실 테니까요.

이런 고민을 거듭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은 디테일에도 손이 가게 되더라고요. 다이슨 헤어드라이기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당장의 비용을 생각하면 ‘굳이 이걸 해야 하나’ 싶지만, 고객들이 만족스럽게 사용할 상황을 떠올려보면 충분히 필요한 선택이라고 납득했어요.

물론 높은 감도를 지키면서 코스트를 낮추는 게 항상 고민이고 어려워요. 운영자로서 작은 결정 하나하나가 모두 쉽지 않아요 하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을 고려한 이런 작은 선택들이 MIIT에 대한 더 나은 경험을 만들 것이라 믿어요.
Q. 공간 운영에 대한 대표님만의 마인드셋이 있을까요?
MIIT에서 추구하는 운동의 방향이 '육각형 운동'이잖아요. MIIT의 균형 잡힌, 건강한 컨셉을 공간에도 잘 녹여보고 싶었어요. 특별하지는 않아도 운동 경험에 꼭 필요한 것들은 갖추고, 가능하면 더 좋은 것들을 제공해드리고 싶어요.

백반집이나 노포처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가 하면, 호텔처럼 설레는 공간도 있잖아요. 저희는 그 두 가지 매력의 교집합, 즉 중간 지점을 찾고 싶고 지금도 계속해서 그 고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센터를 운영하는 ‘공급자’의 입장에서, ‘사용자’의 입장을 이렇게까지 고민하고 계신다는 게 인상 깊어요.
결국 우리는 무언가를 ‘판매’하는 입장이잖아요. 기구든, 회원권이든, 커피든, 컴퓨터든 누군가는 내가 파는 상품을 ‘사줘야’ 하고, 그러려면 사는 사람의 입장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트레이너 시절부터 세일즈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관점이 생겼던 것 같아요.

세일즈에 있어서는 이론이나 기술보다 중요한 건 상대방을 읽는 ‘감’이에요. 그 감각이라는 건 사람을 많이 마주치고,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생긴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 영향도 있는데, 저희 할머니가 동네에서 슈퍼를 하셨어요. 슈퍼에 앉아 오가는 손님들과 할머니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그 감각을 익힌 게 아닐까 싶어요.

Q. MIIT을 운영하면서 "이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싶은 운영 전략이 있다면 뭘까요?
크게는 앱 고도화, 작게는 ‘밋 액티비티’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앱 고도화 같은 경우는 피트니스 산업의 약점인 상품 균일화와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업용, 강사용, 고객용 앱을 자체 개발하여 경쟁력을 높혔습니다. 실제로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고, 사용 유저분들의 반응도 좋아요.

‘밋 액티비티’는 밋터들이 일상 속에서 밋과 더 가까워질 수 있게 하는 소소한 활동들인데요. 밋을 통해 삶의 변화를 경험한 분들을 인터뷰 하는 ‘밋터뷰’, 밋에서 듣고 싶은 음악을 올릴 수 있는 ‘밋플리’, 최근에는 절제된 생활습관을 지속가능하게 지키고자 하는 단체 ‘밋밋부대’ 등이 있어요.
다양한 액티비티로 밋터들에게 계속해서 작은 재미를 제공하는 것도 있고요. 깊이 보면 소통하는 과정에서 회원 간에 페르소나와 유사한 선망의 대상을 등장시키고, 서로가 서로의 동기부여가 되면서 적극적인 활동을 유도하는 면도 있어요. 결과적으로 소속감과 함께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인 셈이죠.

Q. 이제 인터뷰의 막바지에요. Gravity Korea, Alivefit, MIIT까지, 여러 사업을 지켜오는 과정에서 대표님 스스로 가장 중요하게 지켜오는 가치가 무엇인가요?
본질과 공감이요. 그래서 남들보다 느리고 오래 걸리고, 또 실수도 많은것 같아요. 사업을 하다보면 정말 매순간 스스로의 부족함을 마주하게 돼요. 저도 오랜 시간동안 그걸 파악하고 인정하고, 부족한 건 채우고 잘하는 건 더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Beautiful Mover, FITNESS INDUSTRY ALL-ROUND PLAYER로서 김형석이 꿈꾸는 스스로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피트니스 장르에 MIIT이 포함 되어 있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저는 밋을 그룹워크아웃 브랜드라 생각하지 않아요. 크로스핏을 그룹 워크아웃이라 이해하지 않고 그냥 크로스핏이라고 이해하는 것처럼, 밋도 밋으로 이해시키기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지금 피트니스 업계에 뛰어들려는 트레이너나 예비 창업자들에게 "지금 꼭 다시 생각해봐야 할 질문"을 던져주세요!
자신이 하려는 것이 세상에 도움되는 일인가?
수익이 적어도 그 도움을 제공하고 싶은가?
본인이 만족하는 투자 수익율과 리소스 커밋먼트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상입니다!
